이제는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간-
by 제피놈

메뉴가 많은 가게는 대부분 인기가 없다.

오늘은 글 제목이 참 기네요. 뭐랄까, 이제 글 제목을 적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언제쯤 되면 제대로 된 제목을 적을 수 있게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면서 오늘의 중국 이야기 시작합니다.

중국에서 집을 무사히 마련하고, 이런저런 수속까지 모두 마쳤을 무렵에 한국에 있던 친구 한명이 놀러온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 친구야 뭐, 중국 가기전부터 중국 가면 한번 놀러오겠다고 이야기를 했던 터라 그리 놀라진 않았지만, 지금 제 앞가림도 잘 못하는 터라 와서 할게 없으면 어쩌지 하는 고민이 들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친구가 놀러오긴 했지만 결국은 집에서 이런저런 음식이나 시켜먹는 신세가 되었죠. 그 친구 중국여행 끝나고 나서 군대간다고 그랬는데...

친구가 놀러온지 이틀째 저녁날. 기껏 중국까지 놀러왔는데 집에서 중국음식이나 한국음식. 그것도 아니면 일본음식을 시켜먹이기에 미안해서 큰 마음을 먹고 야시장이라는 곳에 데려가 주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도 야시장에 대해서는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가본 적은 한번도 없었거든요. 이거 어찌 잘 될 수 있을까요.

우선 인터넷으로 야시장의 위치와, 정확한 중국어명칭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북경만 해도 땅덩어리가 되게 넓은 터라 여러가지 야시장들이 있었지만, 그중에 가장 가까우면서 유명한 야시장을 골랐죠. 그곳이 왕푸징 야시장입니다.


*왕푸징 야시장(王府井 夜市场) wangfujing yeshichang 대충 발음을 하자면 왕푸징 예실창정도가 되겠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관광객들을 상대하기 위한 하나의 명물로 만들기 위해서 큰 투자를 할 만큼 유명하기도 하고, 시설 또한 깔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북경을 여행하시게 되면 한번쯤은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다만, 관광지이기 때문에 다른 야시장들보다 약간 비싼 가격이라는 것이 흠이라면 흠. 그렇다고 해도, 평소에 볼 수 없는 그런 신기한 음식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죠.


위치와 정확한 명칭까지 파악이 끝난 후에 친구를 데리고 집에서 나왔습니다. 대충 알아본 바로는 택시를 타게 되면 6,70원정도의 택시비가 나온다고 하길래 돈을 절약할 겸 해서 헤이처를 타기로 했습니다. 헤이처는, 제가 중국생활을 하면서 거의 매번 이용했다 시피한 이동수단인데, 쉽게 말해서 무허가 택시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택시기사 인증을 받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헤이처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북경내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아파트단지나, 학교 앞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죠. 그리고 무허가 택시이기 때문에 가격 또한 택시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구요. 물론 싸다고 막 타고 돌아다니시다간, 공안에게 걸리거나 혹은 사고가 났을 경우에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앞에 서 있는 헤이처를 골라 잡고 목적지를 이야기 한 후에 몇마디 안되는 중국어로 가격흥정에 들어갔습니다. 아마 제 이런저런 가격에 대한 흥정스킬은 중국에서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에 와서야 해봅니다(...) 결국 택시를 타면 60원정도 나오는 거리를 반값으로 하기로 결정. 그리 큰 돈은 아니었지만, 뭐 나름 돈을 아낄 수 있었으니 다행이죠.

그렇게 택시를 타고 20~30여분을 달려서 도착한 왕푸징 야시장.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들 입니다. 사실 중국인들이 군것질거리 하나 가격이, 한끼식사 가격보다 비싼 것을 먹으러 이런 곳 까지 찾아올 리가 없으니까요. 그만큼 무척이나 비싼 편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이 꼬치들인데, 개당 우리돈으로 3~4000원 선입니다. 그러니 중국물가로 따지자면 말도 못할 정도로 비싼 편인거죠. 아무튼, 이런 포장마차스러운 가게들이 약 100여개가 늘어서 있습니다. 이걸 가르켜서 왕푸징 야시장거리 라고 부릅니다.




한국에도 여러번 소개된 적이 있던 벌레 꼬치. 귀뚜라미부터 번데기, 메뚜기등 다양한 꼬치들이 있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매미꼬치에, 전갈꼬치까지 있습니다. 그냥 저렇게 되어 있는 꼬치를 튀김하듯 기름에 집어넣엇다가 꺼내서 내어줍니다. 아무튼 이런 신기한 꼬치를 보고 그냥 넘어갈 순 없겠죠? 그 자리에 서서 친구와 가위바위보를 통해 진 사람이 꼬치를 먹기로 결정.

...네 제가 먹었습니다. 음 그러니까 무슨 맛이냐 하면, 그냥 기름맛만 나면서 살짝 고소한 맛? 그 왜 우리 시골에서 어릴때 먹던 메뚜기튀김과 비슷한 맛이 납니다. 전갈이긴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어요.




여기는 야채들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입니다. 버섯 연근 브로콜리등 다양한 것들을 꼬치로 팔고 있더군요. 마찬가지로 기름에 휙휙해서 판매합니다. 저 가운데 빨간 소세지같은게 보이시죠? 저게 사실은 돼지고기나 이런 것으로 만든 소세지가 아니라, 가지나 이런 것으로 만든 소세이입니다. 맛은.. 어떤 것을 첨가했는지, 햄이랑 비슷한 맛이 나더군요. 버섯꼬치는 뭐 말할 것도 없이 맛있습니다. 그나마 가장 정상적이었던 곳이죠. 하필 이런 곳에서 친구가 먹을게 뭐람.


조금 특이한 가게. 기본적으로 오징어와 문어같은 해물부터, 장어나 이런 생선류. 그리고 무려 불가사리까지 팔고 있습니다. 번데기는 한국에서 먹는 번데기와 비슷한데 그 크기가 역시 대륙이랄까요? 맛은 뭐 비슷비슷 합니다. 아 참, 특이한 것은 가게 주인이 중국사람이 아니라 무려 이슬람 사람. 왼쪽 위쪽으로 보이는 붉으스름한 거대한 꼬치는, 그러니까 에... 양의 고환으로 만든 꼬치입니다. 주인 말로는 뭐 정력에 좋다나 뭐라나. 저건 일단 먹고 보자 식인 저와 친구도 도전하지 못했습니다. 가격은 생각보다 참 저렴하던데.





이곳은 야시장 끝머리에 위치한 후식같은 곳을 파는 가게입니다. 면같은 것을 팔기도 하지만, 역시나 주력은 저 과일이 들어간 사탕이죠. 이건 한국에서도 놀이공원같은 곳에 가면 가끔 볼 수 있는 것인데, 사과 키위 파인애플등의 과일을 꼬치로 만든 뒤에, 사탕을 녹인 곳에 집어넣었다가 꺼내어 놔두게 되면 굳어서 저런 달달한 군것질 거리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무지 비싸요 저거. 집 앞에서는 하나에 우리돈으로 500원정도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건데, 저 곳에서는 무려 3000원이 넘는 돈. 흑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거리인데 눈물을 머금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으로 해서 야시장 탐방도 끝. 저 외에도 코코넛에 빨대를 꼽아서 파는 것이라던지, 여러가지 음식들을 먹었습니다만 뭐 맛은 맛있다 이런 게 아니라 그냥 특이하다 정도랄까요. 아무튼 저곳에서 총 사용한 지출이 우리돈으로 5만원가까이 사용했으니, 엄청 먹으면서 돌아다닌거죠. 물론 돈은 친구가 내줬기 때문에 상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이름도 모를 꼬치같은 것도 막 먹으면서 돌아다녔는데, 무슨 배짱으로 그렇게 먹고 돌아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먹은 것 중에 양의고환으로 만든 꼬치처럼 특이한 꼬치도 분명히 있었을텐데 말이죠. (...) 아무튼 그것으로 해서 야시장 탐방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올때는 택시를 타고 돌아왔는데, 역시 이거 비싸요.

친구도 만족한 것 같고, 저도 난생 처음 가보는 야시장에서 진귀한 경험을 해서 나름 뿌듯했습니다. 그것으로 친구가 놀러온 이틀째도 종료. 다음날은 천안문이랑 자금성에 갔었는데, 그 곳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읽으시느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by 제피놈 | 2009/10/04 18:01 | 경험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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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emi at 2009/10/04 20:39
암튼 중국은 참 별걸 다 먹는듯함...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4 23:26
일반적으로 먹는다기 보다는, 뭐랄까 특별한 곳이니까... 관광지니까 저런걸 파는게 아닐까 싶음.
Commented by 날개 at 2009/10/04 23:50
어렸을적에 메뚜기 드셔보셨습니까...전 먹은 기억이 없는데...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01:07
...부산사는 사람은 못먹어봤나.. 어릴때 군산에서 잠깐 살았는데... 그때 좀 먹어봤습니다.
Commented by 알바트로스K at 2009/10/05 00:01
가위바위보는 악마의 게임인듯...

여튼 저런 무서운걸 먹다니 ㅠㅠ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01:07
가위바위보는... 진정 악마의 게임. 그래도 친구가 불가사리 먹었어(...)
Commented by 가넷 at 2009/10/05 00:15
아아악ㅋ 벌ㄹ...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01:07
.....생각보다 맛나... 고소하기도 하고
Commented by 훌라훌라 at 2009/10/05 00:31
요즘 중국에 대한 글이 밸리에 많이 올라오네요? 근데 북경에서 사셨나봐요 어느 지역에서 사셨길래 왕푸징까지 60원에 흥정해서 가셨나요? 이삼십분 걸렸다면 그렇게까지는 지불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말이죠 ;ㅅ;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01:06
오도구에 살았습니다~ 음 시간대가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그시간대에 중국 퇴근시간인지라 택시를 타게되면 그정도 요금이 나오드라구요. 헤이처로 흥정해서 타고 간건 그 반값 30원정도였구요 ;ㅅ;
Commented by 알바트로스K at 2009/10/05 01:20
악 불가사리 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01:59
사진을 보여주려고 했더니 아얄씨에서 나가버리다니... 퉷
Commented by 미야 at 2009/10/05 13:53
불가사리를 어찌 먹나여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놬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13:55
....전갈은 어찌먹었을까요 ㅠ_ㅠ
Commented by 레이즌 at 2009/10/05 18:36
제피가 왜 갑자기 사람다운 포스팅을 하지
죽을때가 됐나
Commented by 제피놈 at 2009/10/05 19:40
사람이 사람다운 포스팅을 해야 사람이지.... 그래서 훈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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