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간-
by 제피놈

나 홀로 쓰는 이야기

현재 진행중.
밤은 그렇게 아무런 기척도 없이 찾아온다. 가끔 이렇게 말 없이 찾아오는 밤이 야속하게 느껴지던 때도 있었던 것을 보면 나는 밤을 싫어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렇게 밤은 찾아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전등에 불을 켠다. 스위치는 두개. 어떤 것을 눌러야 하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위쪽 스위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스위치. 당연하게 아래쪽에 위치한 스위치를 작동 시킨다.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언제 그랬냐는 듯 밝아진 방. 하지만 밝기는 그걸로 부족하다. 사실 알고 있다. 위쪽 스위치는 고장난 것이 아니라 전등의 불이 다 되었다는 것을.
전등만 교체하면 문제 없이 작동한다는 것을. 늘 그렇게 혼자 중얼거린다. "내일은 꼭 전등을 사다 끼워야지."

하지만 분명 나는 내일도 전등을 사오지 않을 것이다. 내 방에 위치한 위쪽 스위치가 작동을 하려면 아마 아래쪽 전등마저 나가버린 뒤가 아닐까?

혼자 웃어본다. 들어줄 이가 없다는 것 쯤은 이미 알고 있다. 멍청한 고양이 3마리가 잠깐 내쪽을 훑더니 다시 자기들 끼리 놀기 시작한다.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켠다.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 밤이건 낮이건 별 반 다를 것은 없다. 방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을 하고 인터넷을 한다.
굳이 한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게임을 자주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시간동안 최근에 시작한 내 일을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내일 할 스케쥴을 정리해본다.


"내일은 오랜만에 정장을 입고 집을 나가야 하는군."


나의 정장은 사실 산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딱히 입을만한 일이 없어 아직 한번도 입지 않은 그런 옷이다. 고양이 털이 묻을 것이 염려된 나머지 입어보지도 않았다.
내일은 입어야한다. 주변 상가들을 돌면서 전단지를 나눠줘야 하니까. 나는 내가 이런 영업관련 일을 하게 될줄은 몰랐다. 사실 일반 회사를 다녔다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입사지원을 할때 영업직 모집이라면 지원 자체를 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이건 '나'의 일이고, 나는 그 일을 해야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좋게 생각하자.


키보드를 두드린다. 딱히 관심사는 없다. 이야기 할만한 것도 없고. 슬슬 생각을 해본다. 굳이 내가 irc를 할 이유가 있나? 이 참에 접어버릴까 보다. 물론 접진 않겠지만. 원래 다 그런거니까.


가만히 있어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들려온다. 나의 관심사가 아닌 것들 부터 해서 이제는 딱히 관심을 갖지 않아야 할 부분들까지.


"말은 안했는데 차가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같더라고."


얼마전에 들려온 이야기. 딱히 내가 거기에 반응 할 필요는 없다. 발끈할 이유도, 맞장구 쳐 줄 이유도.


"X군은 어떻게 그런 애를 만날 수 있대? ㅋㅋㅋㅋ 끼리끼리 노는걸 그런거라고 하나?"


그 사람이 무슨 의도로 그런 소리를 내 주변 사람에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이야기는 다 돌고 돌게 되어있다. 물론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나에게 말을 해준 것이고.
나는 거기에 별 다른 대꾸는 하지 않았다. 나에게 이야기를 해준 사람은 그 말을 한 사람을 욕을 한다.


"응, 괜찮아. 나는 괜찮아."


잠깐 생각을 해본다. 나는 정말 괜찮은 것인가?

생각해보면 기분이 나쁘긴 하다. 이건 내 욕을 해서가 아닌 것 같다. 근데 그걸 가지고 따지고 들긴 좀 그런 것 같다. 이미 나랑은 상관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린 거니까.

이거 은근히 서글프다. 상관 없는 이야기라니...

돌이켜 보면, 나는 딱 한가지 궁금증을 풀지 못한 것이 있다.

30년 중 가장 길고 긴 밤이 찾아오기 일주일 전 주말의 이야기.
나는 아직 답을 알지 못한다. 뭐 더 깊이 들어가자면, 그 전날인지 전전날인지, 금요일 일도 잘 모르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까.


왜 그랬을까-?


물론 내가 이 답을 들을 일은 없을 것이다. 사실 다행인 것은 다른 사람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말.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뭐, 일단은 그렇다니까-
그리고 생긴거면 또 어떠한가. 더 이상은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 인 것을.

기분 전환이나 하자.

이내 모니터에 남자와 여자가 짐승처럼 엉켜있다. 익숙하게 흔든다. 그리고 사정했다.

-

정리를 하고 마무리를 짓자.

오늘은 이 말이 떠오른다.


"지나고 나면 결국 웃어 넘길 수 있는 것들."

 

by 제피놈 | 2015/02/24 03:05 | 감정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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